연말 인사철을 맞아 짐을 싸는 증권업계 임원이 크게 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 세대교체 바람에 맞춰 3040세대 젊은 임원이 발탁되고 있어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나 오프라인 지점 등 수익성이 줄어든 일부 조직은 통폐합 등 구조조정도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조정 신호탄은 업계 1위 미래에셋증권이 일찌감치 쏘아 올렸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하순 그룹 사장단 인사 직후 단계적으로 30% 안팎의 임원을 교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1970년생 일부가 물러났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증권업계 전체가 술렁거렸다. 조직에도 과감하게 메스를 댔다. 캐시카우 부서였던 부동산사업부를 기존 7개 본부에서 4개 본부로 통폐합했다. 부동산사업부의 직위도 대표에서 본부장으로 한 단계 낮췄다. 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그동안 장수한 CEO를 바꾸자 임원들도 자연스럽게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CEO가 바뀐 한국투자증권도 연말 대규모 인사가 예상된다. 신임 CEO인 김성환 사장이 업무 현안에 밝고 조직 장악력이 강해 임기 첫해부터 상당수 임원을 바꿀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내부 관계자는 “5년 만에 CEO가 바뀌면서 핵심 요직에 새로운 피를 수혈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고강도 비용 절감에 나선 것도 최근 증권가에서 두드러진 트렌드다. 대표적인 것이 오프라인 점포 축소다. NH투자증권은 앞서 서울 구로 WM(자산관리)지점을 폐업한 데 이어 다음달까지 광주 지역 상무, 수완, 광주 WM지점을 한곳으로 통합하기로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명동, 서울산, 삼성역 등의 WM지점 통폐합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이미 서울 잠실새내역, 용산, 전북 군산, 경북 안동, 경남 통영 등의 지점을 합쳤다. 대신증권도 서울 신촌, 광화문, 사당, 여의도 등의 지점을 통폐합하고 있다. 삼성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도 실적이 부진한 지점들을 한데 모으고 있다.
운용사도 ‘다운사이징’에 나서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전직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미래자산운용도 임직원 감축을 진행 중이다.
성상훈/최만수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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